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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와 솔제니친의 저항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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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
댓글 0건 조회 47회 작성일 23-03-2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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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19세기나 20세기나, 절대국가의 국가라는 점에서는 한 세기 동안 달라진게 없다. 물론 19세기는 전제국가의 짜르 시대였고 20세기는 스탈린이라는 세기의 폭군 독재자를 거쳐온 시대인점은 다른점이다. 한 쪽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19세기 작가였고 다른 한 쪽은 20세기 작가였다. 그런데 솔제니친과 도스토옙스키는 살아온 시대는 달랐어도 삶의 굴곡이나 사상 또한 흡사한 면이 있다. 어떻게보면 솔제니친이 도스토옙스키를 이어갔다고 할 수 있다. 이 둘의 비슷한 면을 이병훈 작가는  세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Anti-Socialism, 반사회주의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들이 젊은 시절에 사회주의자였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결국 사회주의라는 이념과 시스템이 실제로 인간 사회에서 작동하는 인간의 진정한 구원, 행복,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로 귀결될 수밖에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두 사람은 자신의 문학속에서 강력한 반사회주의를 표현했다. 


두 번째는 Anti- Capitalism, 반자본주의이다. 19세기 작가 중에서 도스토옙스키처럼 자본주의 사회를 증오했던 사람이 없다. 자본주의를 철두철미하게 증오하고 비판했던 대표적인 작가인데 솔제니친 또한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가 인간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신랄하게 비판했다. 미국에서 18년 간 망명생활을 하는 동안 미국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사회인지 비판하는 많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세 번째는 Anti-Humanism, 반인간주의라고 할 수 있다. 굉장히 복잡한 테마 중에 하나이다. 종교적인 맥락과 닿아있다. 두 작가에 따르면 인간 자신들이 전지전능하다는 듯 모든 걸 인간 위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서구 자본주의 사회주의라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은 점점 오만해지고 자기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을 파괴할 수 밖에 없다. 즉 사회시스템이 바로 인간을 파괴하는 근원이고 악의 원천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이렇게 인간 중심주의는 곤란하다고 믿은 사람들이 각각 다른 세기를 살았던 도스토옙스키와 솔제니친이다.(<<더 넓은 세계문학>>이병훈외)참조 p184~186)


솔제니인은 20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사상가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해 사냥터에서 사고로 죽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돈강 유역의 로스토프에서 성장한다. 도스토옙키의 어머니는 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조차 여의니 고아 신세가 됐다. 그런데 아버지는1839년에 농노들에게서 맞아서 살해를 당한 것이다. 사실 그의 아버지는 성격이 괴팍하고 지독한 사람이었던 모양이었다. 농노들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혹독하고 모질게 굴었던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아버지가 그렇게 죽었다는 것에 굉장히 큰 충격을 받는다. 어린 도스토옙스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솔제니친은 대학을 졸업하던 1941년 독일과의 전쟁이 일어나 참전하였다. 1945년 친구에게 보낸 서신 내용이 반체제적이라는 죄명으로 8년 강제 노동형과 3년 유형을 선고받는다. 도스토옙스키는 군대를 제대하고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선두주자가 됐는데 그러다 갑자기 급격한 추락을 하게 된다. 계기는 러시아의 공상적 사회주의자 중에 페트라셉스키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페트라셉스키가 주도하는 독서모임에 나간 날 거기서 벨린스키가 슨 <고골에게서 보내는 편지>라는 유명한 글을 낭독을 하게 되었는데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라서 비밀경찰에 체포되었는데 이 모임이 마치 국가를 전복하려고 하는 반역 집단처럼 몰아가 반역죄를 뒤집어쓰게 되고, 모임의 주모자들과 함께 사형선도를 받는다.


그런데 이 사형선고는 황제의 쇼였던 것이다. 한마디로 그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라 경고를 보내는 황제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지금이야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하겠지만 실제로 그런일이 벌어졌다. 사형이 철회되고 실형을 받아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난다. 그 둘은 반체제 죄명으로 시대는 달랐지만 당국의 유형선고를 받는 것도 유사함이 있다. 솔제니친은 비인간적인 이데올로기와 정치체제를 비롯하여, 모든 사회적인 부조리를 비판하면서  민중의 편에 섰던 가장 대표적인 작가였다. 솔제니친은 대작가로 일컬어진 사람이지만 죽음을 앞둔 그 순간까지도 자신이 민중이라는 의식과 그풍모를 잃지 않고 죽었다고 한다. 


둘의 유사한 점은 성장과정도 비슷하고 군인이라는 신분을 가졌다는 점도 비슷하고, 삶의 단계마다 두 작가들이 겪은 일들이 마치 평행선을 걷는 것처럼 비슷했다. 솔제니친은 수용소에 수감된 기간 동안 암을 얻게 된다. 다행히도 큰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나 솔제니친의 대표적 작품인 <<암병동>>이란  작품을 발표한다. 1952년에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 암병동에서 생활하면서 겪었던 경험담들을 쓴작품이다. 카프카스에서 유형생활을 시작했는데 그에게  구원의 빛이 왔다. 스탈린의 죽음이었다. 스탈린이 죽지 않았다면 유형생활에서 풀려나지 못했을 것이다. 러시아의 유형생활이란 끔찍하기로 유명하다.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스탈린이 죽고나서 반체제 인사들이 석방되고 복권이 되어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다. 복권 후 솔제니친은 오늘날 고전이 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1959년) 를 발표한다. 이 작품으로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어있었다. 원래도 주목받는 작가였지만 이 작품을 통해 러시아 현대문학의 새로운 상징으로 새로운 기수가 되었다. 이 작품으로 러시아 국민들은 '진짜 러시아'를 목격하게되었던 것이다. 문학 작품을 통해 실제로 수용소에서의 삶을 직접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한 것이 솔제니친이었고, 스탈린의 억압체제를  수용소의 삶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아주 리얼하게 그려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인데, 2015년에 러시아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사태를 직접 취재하고 고발하는 소설을 쓴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이다.이 작가의 작품 성향도 크게 보면 20세기 작가인 솔제니친의 문학적인 전통과 매우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작가도 솔제니친의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솔제니친은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오래 했다. 하지만 솔제니친의 위상은 높아져 이젠 당국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작가가 되었다. 러시아의 후진적인 정치 체제와 정치가들의 부패며 관료주의를 치열하게, 날 선 육성으로 비판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도 끝까지 신념을 굽히지 않고 민중의 편에서서, 좀 더 나은 인간사회를 위해서 기여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대지, 러시아 땅에 대한 신앙이 무척 강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솔제니친도 그랬고 도스토옙스키도 그랬다. 


도스토옙스키도 여러가지 이유로 1860년대 후반에 유럽에 나가서 4년 동안 살게 되는데 외국 생활에도 러시아를 잊지 못해서 계속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한다. 4년을 외국에서 지낸 후 다시 고국의 땅을 밟게 되는데, 그것이 그의 정신세계나 작품세계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런 면도 솔제니친과 닮았다. 솔제니친은 18년 동안 미국에서 거의 갇혀 있는 상태로 살았다. 그런 상황에서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러시아의 대지에 대한 애정은 거의 종교적인 차원이었다.


조국의 땅과 조국의 현실에 발을 딛고 살지 않는 작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이미 끝났다는 식의 생각을 했던 것이다. 조국애를 거의 종교적인 차원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19세기의 도스토옙스키, 20세기의 솔제니친. 두 작가는 망명생활이 너무나도 정신적으로 괴로웠다고 고백했다고 하니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는 것이다. 


실제 우리는 36년동안이나 조국이 없는 식민생활을 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한국인인 '나'는 없었고 굴욕적인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벌어지고 있는 한국 상황은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발적 식민지가 되려고 하니 이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 정신이 혼란스럽기가 한량없다. 그럼 우리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각자가 잘 생각했으면 한다. 자발적 식민지도 좋다면 노예의 길을 가면서 황송감사한 마음으로 살면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난 죽음을 불사하고 노예의 길만은 가지 않으련다.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도 븅신같은 쪼다한테 빌빌대는 삶을 남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읽을 만한 책


<<수용소군도1~5권>>알렉산드로 솔제니친.2017.열린책들.

<<러시아거장들, 삶을 말하다>>오종우.2014.사람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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